《역사책 읽는 집》 팟캐스트에는 “독서근황”이라는 작은 코너가 있습니다. 해당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두 진행자 분들이 요새 읽는 책을 짧게 소개하는 코너인데요, 가끔 이 코너가 본편보다 재미있을 때가 있습니다. 가령 “기술공화국 선언” 때가 그랬지요…. 그래서 저도 한번 이 짧은 글의 제목을 “독서근황”으로 지어보려고 합니다.

《건축의 사회사》 는 18세기 이후 유럽의 건축 역사를 도해와 함께 정리하는 짧은 책입니다. 제가 사실상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를 좀 접해보자는 의미로 고른 책입니다. (’아키텍처’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제가 자주 만나는 아키텍처는 그 아키텍처가 아니라서…) 저자가 그림을 많이 그려넣어서 언급되는 건축물을 따로 찾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는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 특유의 사회사적 관점입니다. 조금 더 거칠게 말하면 유물론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비전공자로 여타 다른 정통 건축사 책들을 읽다보면 너무 빡빡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이전에 좀 읽어보려고 했었던 케네스 프램튼의 “현대 건축”이 그렇죠) 이 점이 매우 반가운 책입니다. (길게 잔뜩 늘여썼지만 결국 ’쉬워서 좋다’는 말입니다)

《감정의 문화정치》 는 페미니즘 학자 사라 아메드가 문화정치에서의 감정을 분석하며 저술한 책입니다. 제가 요즘 시절을 만인이 억울한 “억울의 시대”라고도 쓰곤 하는데, 지금 와서야 이러한 감정이 정치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매우 익숙하지만, 이렇게 특히 차별과 혐오와 같은 포용/배제의 정치에서의 감정에 주목한 연구가 20년쯤 전에 떡하니 있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신기할 것도 없다고도 하시겠지만요 - 감정은 언제나 인간에게 ‘먼저’ 들어와있는 것이니!) 특히 이 책을 실체있는 정치로서의 포퓰리즘에 주목한 라클라우의 《포퓰리즘 이성》과, 동종선호의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현대 웹을 그 기술적 토대와 함께 비평하는 웬디 희경 전의 《차별하는 데이터》와 함께 읽으니 또 함께 느껴지는 것들도 있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