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청년여점(万能青年旅店)“(혹은, 완넝칭녠뤼뎬, 혹은, 만능 유스호스텔, 혹은, OYS, 혹은, 만청…)은 저의 “JYOCHO - tricot - 엘리펀트 짐”으로 이어지는 ‘좀 쉽고 편하게 듣는 동북아 매스락 여행기’가 예상치 못하게 가닿은 종점입니다. (일단 매스락이 아니지요) 타이완 어느 수중에서 맘껏 헤엄치던 저의 귀가 “가만, 내가 대륙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하고 속삭인 탓이고, 마침 음악을 퍼다놓고 들어도 한이 없던 코로나19 탓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문외한이었지요! 새천년 한국에서 중국을 그리는 데 많이 쓰였던 어느 중국 드라마의 삽입곡이라든가, 혹은 장나라씨가 중국에서 대인기를 끌었다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중국어에는 음높이를 의미를 결정하는 데에 쓰는 “성조”라는 것이 있어 노래를 부를 때에는 별 수 없이 이를 무시한다는 정도의 이야기만을 알고 있는, 정말로 문외한이었지요. 그렇게해서 처음 진득하게 마주한 첫 중국 본토 음악이 만청이었습니다.

실로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 앨범 마지막에 있는 〈杀死那个石家庄人〉(“그 스좌장 사람을 죽여라” 정도로 옮겨지는 것 같습니다)라는 곡을 압권으로 꼽는데요, 저 또한 참 좋아하는 곡입니다. 현대 중국을 단 5분만에 이해해야 한다면 (물론 그러면 안 됩니다 — 세상에 5분만에 이해해도 괜찮은 건 심폐소생술이나 라면 조리법 정도밖에 없습니다 — ) 이 곡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가짜 돈으로 장난감 총을 산다는 노랫말에서,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의 오늘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在这颗行星所有的酒馆〉(이 지구상의 모든 주점들에서)라는 곡도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노랫말에 아예 “탱크”라는 단어가 노골적으로 나오기도 해서, 중국에서 이런 노래 불러도 괜찮은가 하는 작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大石碎胸口〉(가슴을 부수는 바위)를 참 좋아합니다. 이 밴드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악기 구성이 도드라지는 곡입니다.

만청덕분에 제 음악 모음 한 구석이 많이 풍요로워졌습니다. 만청과 영향을 주고받은 중국 밴드들의 음악도 많이 알게 되었고, 이들이 10년 만에 내놓은 두번째 앨범 《冀西南林路行》도 정말 좋아하는 음악 중 하나입니다. 중국 음악에 호기심이 동하시면서도 락 음악 계통을 즐겨들으신다면 꼭 한번 시험삼아 들어보시길 권해봅니다. (락 음악도 좋아하고 중국 음악도 아신다면… 아마 이미 아실 겁니다 😂)